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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아름다운 밤문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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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3-10-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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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밤거리는 삭막하다. 밤문화가 없다. 마치 시골의 읍면처럼 어둡고 스산하다. 소위 역사문화도시라고 말하면서, 한국 제1의 관광도시라고 자부하면서 밤문화를 이렇게 등한시해서야 되겠는가.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구시가지의 쇠퇴가 이유다. 시청이 동천 청사로 이전한 후 구시가지는 서서히 시들어갔다. 상점들의 불황은 물론이고 맛집들도 하나 둘 사라졌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시청을 중심으로 형성된 신시가지가 활성화 된 것도 아니다. 둘 다 밤이 이슥해지면 어둡고 쓸쓸해진다.
또 하나의 이유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도시 분위기에 있다. 조금이라도 각별한 아이템이 등장하면 거부반응부터 먼저 갖는다. 경주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시각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렇기 때문에 뭐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자체가 모험으로 받아들여진다.
밤이 어두우면 관광객들은 갈 곳 없어 서성인다. 고작해야 숙소 주변을 산책하다가 잠자리에 든다. 관광객들이 돈을 쓸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유럽의 카페나 동남아의 노천카페가 부러운 것도 무리가 아니다.
쇠락한 구시가지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상가 활성화만 외쳐서 안 된다. 상가로 끌어들일 매력적인 요소가 함께 있어줘야 한다. 결국 구시가지 개발 모델을 찾아나서야 한다. 울산공업단지 태동의 원형질이었던 울산시 중구가 80년대 후반기 남구 상업지역 개발 이후 쇠퇴를 거듭했다. 그러다가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한 최근 2년사이 획기적인 변화를 이뤘다.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찾아들고 남구 상업지구보다 훨씬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새로운 카페가 들어서고 갤러리가 생겼다. 시립미술관을 유치해 문화적 중심지로 거듭났다. 예술가들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펼치고 문화 관련 상가에 대해서는 지원금도 과감하게 내놨다. 조형물 하나마다 진지하게 고민해서 설치하고 전선지중화 사업을 펼쳤다. 울산 중구의 변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아이디어의 문제다. 경주의 시가지 밤을 밝힐 아이디어를 하루바삐 찾아야 한다. 고분과 월성, 동궁에 은은한 조명만 갖춘다고 해서 경주의 밤이 아름답다고 말하면 안 된다. 관광객들이 먹고 마시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상가도 살고 밤거리도 산다. 서둘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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